제250회 국회
(정기회)

국회본회의회의록

제5호

국회사무처

(10시03분 개의)


김원기의장김원기
의석을 정돈해 주시기 바랍니다.
성원이 되었으므로 제5차 본회의를 개의하겠습니다.
의사국장으로부터 보고가 있겠습니다.
노재석의사국장노재석
보고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보고사항은 끝에 실음)
 

1. 국정에관한교섭단체대표연설상정된 안건

(10시06분)


김원기의장김원기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관한교섭단체대표연설을 상정합니다.
오늘부터 이틀간에 걸쳐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먼저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이신 천정배 의원의 대표연설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천정배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천정배천정배의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을 비롯한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17대 국회는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으로 태어났습니다. 17대 국회가 시작되던 날 저는 그 민의를 받들어 일하는 국회로 희망을 일구어 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제 다섯 달이 지나고 있습니다. 계절도 바뀌었습니다.
지난여름 우리는 민생 현장을 부지런히 다녔습니다. 의원님들은 여야 모두 의욕적인 의정 활동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 국회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경제 활성화’와 ‘개혁’이라는 두 단어를 떠올립니다.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눈빛은 물론 “제발 장사 좀 되게 해 달라”는 시장 아주머니의 두툼한 손도 기억합니다.
경제가 어렵습니다. 서민경제는 더 어렵습니다. 얼마나 힘이 드십니까?
우리 경제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양극화 현상이 문제입니다.
지난 22일 현재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2000억 달러를 돌파하는 위업을 이루어 냈습니다. 그러나 내수 부문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는 이미 심각한 수준입니다. 취업자와 실업자의 격차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사상 최대의 수출 실적과 사상 최대의 상장기업 이익인들 어려운 서민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현재로서는 내년도 경제 전망도 그리 밝지 않습니다. 소비가 위축되어 경기 회복은 지연되고 건설 경기의 하락과 높은 기름값은 경제를 더욱 짓누르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도 올해와 같지 않을 것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지금이 바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당은 서민경제를 살리고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습니다.
위축된 민간 투자 수요를 보충하기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투자 프로젝트를 개발하겠습니다.
민간의 소비 여력과 소비 심리를 진작시키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겠습니다.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키고 진취적인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도 경제 활성화의 전제조건입니다.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도 필수적입니다.
중소기업의 기술 혁신도 중요하고 산업 발전에 걸맞는 자본시장의 발전도 필요합니다.
우리당은 이런 정책들을 포괄하는 경제 활성화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먼저 내년도 일반회계 예산을 9.5% 확대하여 131조 5000억으로 편성했습니다. 특히 미래 성장잠재력의 확충과 서민들 삶의 질 향상에 주력했습니다. 하지만 내년에 경기 전망이 당초 예상보다 더 어려워짐에 따라 추가적인 재정 확대를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당은 내년도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정부가 제출한 예산 규모보다 확대하고자 합니다. 야당도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경제에 여야가 따로 없습니다.
국민을 안심시키고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적극 협력해 갑시다.
연기금에는 이미 190조 원의 여유 자금이 쌓여 있으며 올해 말에는 200조 원이 넘을 전망입니다. 이런 막대한 자금이 금융기관에만 쌓여 있어 저금리 시대에 연기금 자체의 수익성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오히려 우리 경제에 동맥경화 현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연기금은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돈입니다. 수익성을 높이면서도 경제를 위하여 유용하게 쓰여져야 할 것입니다.
연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는 우리당의 의지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예컨대 외국 자본 유치로 건설된 영종도 국제공항은 연리 10%의 고수익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연기금이 현재와 같이 3~4% 정도의 수익밖에 못 올리는 채권에 집중되어 있기보다는 이렇게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민자 유치 사업에 투자되면 연기금의 수익성도 올라갈 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연기금을 SOC 등 민간 투자 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하여 연기금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겠습니다.
민간투자법을 개정하여 투자 대상을 SOC를 포함한 교육, 복지시설 등으로 확대하겠습니다.
또한 후순위 채권 발행 범위의 확대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투자수익 보장을 위한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습니다.
부동산 투기는 잡았지만 건설 경기의 연착륙이 경제 활성화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먼저 주택 공급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주택 모기지론을 확대하고 다양한 주택 수요에 부응하는 임대주택을 건설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공공택지 공급, 세제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중형 임대주택 사업자에게까지 확대․강화할 것입니다.
내년 상반기에 판교․파주․아산 신도시 건설을 착공하도록 하겠습니다.
투기 억제 제도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이제는 위축된 부동산 거래를 정상화할 수 있도록 신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투기 현상이 없는 지방의 경우 투기 억제 제도를 조기에 완화시켜야 하겠습니다.
부동산 세제의 합리적인 개편을 추진하겠습니다. 투명한 거래를 위한 제도는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정착시키는 한편 거래 비용을 경감하기 위하여 거래세를 낮추어 나가겠습니다.
보유세는 세 부담의 형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주택 공급을 위한 가용 토지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하여 토지 이용 규제를 완화하겠습니다.
그린벨트 제도의 합리적 개선 방안도 강구해 나가겠습니다.
해외 건설 지원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IT산업의 성장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경제 활성화 방안입니다.
이제까지 IT산업의 성장이 하드웨어 중심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소프트웨어 산업 성장을 동반하는 IT 육성 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각종 신규 서비스 조기 도입과 서비스 활성화를 통해 장비 산업과 콘텐츠 산업이 활성화되도록 하겠습니다.
고유가에 대한 근본 대책은 산업 구조를 에너지 절약형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세제 혜택을 더욱 확대하겠습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가격 상승이 에너지 소비 절약을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당은 유류세의 탄력적 적용과 에너지 가격 체계의 합리적 조정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이를 위하여 현재 진행 중인 에너지 가격 체계 개편 작업과 그 시행 시기도 재검토할 것입니다.
신용회복위원회와 배드뱅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50여만 명이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났고 최근에는 그 증가 추세도 진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신용불량으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우리 경제의 활력 회복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획일적인 신용불량자 제도를 폐지하고 개인신용평가기관 중심의 신용평가 체제로 전환하여 신용불량자들이 지나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더욱 적극적으로 신용 회복 지원에 나서도록 협조를 요청합니다.
사법부도 개인 채무자 회생 제도를 운영함에 있어 많은 신용불량 국민들이 조속히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당은 앞으로 개인회생 지원 제도의 운영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여 필요한 경우 채무 조정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하겠습니다.
중소기업 지원 정책은 고용 창출 정책과 다름없습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자금의 금리를 인하하겠습니다. 시설자금을 4.9%에서 3.9%로, 운전자금은 5.9%에서 4.9%로 각각 1%포인트씩 인하하겠습니다.
특히 음식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 음식 재료비에 대한 부가가치세 공제 방법을 개선해서 세 부담을 덜어 주도록 하겠습니다.
만기가 도래하는 중소기업 대출이 원활하게 연장될 수 있도록 금융감독 당국에 강력하게 협조를 요청하겠습니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담보 위주가 아닌 신용 위주로 이루어지도록 하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중소기업 자금 지원 방식도 신용평가나 기술평가 중심으로 전환하여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에 지원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신보와 기보 운영에서 창업기업 지원 비중이 0.2%에 불과합니다. 미국의 30%, 프랑스의 60%에 비하여 턱없이 낮습니다. 이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려야겠습니다.
날로 심화되고 있는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 근로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생산직 근로자의 수당에 대한 비과세 범위를 확대하고 장기근로자의 대학생 자녀 학자금 융자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중소기업의 10년 이상 장기근로자 중에서 13만 5000명이 무주택자입니다. 이들에 대한 국민주택 특별분양 공급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청년실업이 장기화되면 현재의 고통도 문제지만 장래에 국가경쟁력이 근본적으로 훼손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청년실업 대책으로 6000억 원을 투입하여 17만 명에게 일자리, 연수, 훈련의 기회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청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IT산업 인프라 구축 사업을 적극 추진해야겠습니다.
우선 당장 올해의 예비비를 활용해서라도 홍수 경보 등 국가 재난 위기 관리 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을 시작하겠습니다.
저소득 빈곤층에 대한 생활 지원도 확대하겠습니다.
먼저 차상위 계층과 장애인에 대한 실태 조사를 실시한 후 주거 상황 등 가구 특성에 따라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확충하겠습니다.
차상위 계층 중 만성질환과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분들에게 의료보장을 확충하고 자활사업도 2만 명까지 늘려 나갈 예정입니다. 차상위 계층에 대한 자녀교육비 지원도 확대해 나가고, 전직 훈련 등 평생직업 훈련 체계도 강화시켜 나가겠습니다.
저소득층에 대한 부양자 범위를 조정하여 기초생활보장 대상자를 확대하겠습니다. 능력이 없는 건강보험료 체납 가구와 단전․단수 가구들을 대상으로 지원책을 마련하겠습니다. 또한 내년부터 장애수당 지급 대상자를 14만 명에서 28만 명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위기 가정에 대한 생계비를 한시적으로 지원하겠으며, 생계가 어려운 가구에 겨울철 정부 양곡을 할인가격으로 공급하겠습니다. 돈이 없어 배우지 못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자금 지원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겠습니다.
농촌경제가 날로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과감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쌀의 관세화 유예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방화는 언젠가 넘어야 할 산입니다. 쌀 농가의 소득 안정 방안과 쌀 시장의 유통 안정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WTO에서 허용하는 다양한 직접지불제를 대폭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향후 예상되는 시장 여건 변화에 우리 쌀 산업이 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양정제도를 개편하겠습니다. 전업농을 육성하기 위하여 농지의 소유와 이용에 관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으로 농지법을 개정하겠습니다. 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 농작물 재해보험을 확충할 것입니다.
우리 농업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겠습니다.
고품질 안전 농산물을 생산하는 체제를 만들어 외국 농산물에 대한 경쟁력을 키우겠습니다. 미곡 종합 처리장 등 산지 유통시설을 유통 혁신의 거점으로 삼고, 주요 품목별로 지역 공동 브랜드를 육성하는 등 농산물 유통 개혁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농어촌 지역의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겠습니다.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의 국가 지원율을 50%까지 늘리고 교육․의료 등의 복지 서비스를 한층 강화시켜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와 같은 단기적인 경제 활성화 방안은 궁극적으로 경쟁력 강화와 장기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들과 연계되어 시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먼저 산업과 금융의 균형적인 발전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당은 일련의 자본시장 발전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간접투자자산운용법을 개정하여 사모펀드를 육성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시중의 여유 자금들이 부동산 투기와 같은 비생산적 분야보다는 기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연기금이 자본시장에서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루어지도록 야당의 협조를 촉구합니다.
기관투자가 육성을 위한 미시정책들도 마련하겠습니다. 장기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통하여 장기 투자 자금들이 주식시장의 토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개인투자가들에게도 장기 투자의 유인을 제공하겠습니다. 건전한 재산 증식의 기회를 제공하고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투자가들을 보호하는 증권집단소송제도도 내년부터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만전의 준비를 하겠으며, 시행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논란이 빚어졌던 화폐권종 변경, 이른바 리디노미네이션은 참여정부에서는 실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 이상 이에 대한 논란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혁신 지원 정책을 확대하겠습니다.
대기업의 기술혁신 역량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중소기업과의 격차는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 격차를 좁혀야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공동 R&D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R&D를 지원하거나 공동 개발하는 경우 R&D 투자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세제 지원을 제공하겠습니다. 동종 중소기업 간의 개발 제휴를 독려하기 위하여 공동 R&D센터의 설립과 장비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중소기업 R&D 투자 확대를 위한 세제 지원도 확대하겠습니다. R&D를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기업을 위하여 R&D 전담 기업을 육성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가야겠습니다.
외국의 첨단 부품․소재 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토록 하겠습니다. 특히 우리와 산업 연관 관계가 밀접한 일본의 부품․소재 기업을 유치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우리당은 내년에 300만 불 이상 규모의 일본 부품․소재 기업 30개 이상을 직접투자 형식으로 유치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기계, 자동차, 전기․전자 등 3대 산업의 10대 핵심 부품․소재․장비 분야를 선정하여 정부와 민간이 함께 중점적으로 육성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세계는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초경쟁시대로 돌입했습니다. 선진국의 견제를 이겨 내고 중국 등의 맹렬한 추격을 따돌리려면 지금은 77개인 우리나라의 세계 일류상품을 최소 200개 이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혁신 주도형 성장을 견인할 새로운 국가 기술혁신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고급 과학 두뇌들을 대대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과학 두뇌가 성장 잠재력의 핵심임에도 오히려 과학 두뇌의 해외 유출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당은 연간 1000명의 고급 과학 두뇌 유치를 추진토록 하겠습니다. 민간 차원의 유치를 지원하고 공공 부문의 유치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이미 1.19로 세계 최저 수준입니다. 출산율 저하는 노동력 공급을 감소시켜 성장 잠재력을 근본적으로 훼손시킬 것입니다. 여성의 취업과 출산을 강력하게 장려해 나가겠습니다. 보육시설을 지원하고 공공의료를 확충하며 자녀가 많은 가정에의 지원책을 마련하겠습니다.
노인복지 확대와 노인복지체계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연금제도를 개선하고, 고령사회기본법을 비롯한 각종 법령을 제정하여 어르신들이 실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어르신들이 갖고 계신 집을 담보로 노후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도록 역모기지론의 활성화도 적극 추진해 나가야 되겠습니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사람이 자원입니다. 국제화된 고급인력의 양성이 사회 발전의 원동력입니다. 우리의 학교를 동북아 시대를 주도할 인재 양성 기관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우리당은 교육의 여건과 교육규제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물론 교육을 경쟁원리에만 내맡기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사회 통합의 근간인 공교육의 기반을 튼튼히 갖추어 나가야 합니다.
최근 빚어진 고교등급제 관련 논란은 지극히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고등학교의 내신 부풀리기도, 대학의 고교등급제 실시도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자녀들은 부모의 재산이나 거주 지역이 아니라 스스로의 인격과 재능에 따라 평가받아야 합니다.
평생교육도 강화시켜야 하겠습니다. 평생교육은 인적 자원의 수준을 높여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강화하고, 교육 수혜자들의 노동시장 적응력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매우 유효한 복지 프로그램입니다.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노동자의 권익 향상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노사 평화는 기업과 노동자가 모두 사는 길입니다. 노사문제의 해결은 법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가운데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와 타협을 추구해야 합니다. 법령에 잘못이 있다면 고쳐야 하겠지만 고치기 전까지는 지켜야 합니다.
우리당은 노사정 간의 안정적인 대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노사 파트너십을 구축하도록 공정한 통합자 역할을 하겠습니다.
노사 양쪽 모두 국민경제의 어려움과 막중한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여 상호 양보와 신뢰를 통해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희망을 주는 일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보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우리의 안보는 튼튼합니다. 외국인 투자의 끊임없는 증가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한미 양국은 대한방위공약의 확고한 바탕 위에서 동맹 관계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주한미군의 재배치 문제도 전쟁 억지력 약화로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긴밀한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안보에 공백이 있는 양 왜곡 과장하는 것은 그 자체로 사실이 아닐뿐더러 경제의 활성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입니다.
우리당이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추구하는 이유는 한반도 번영의 디딤돌을 놓기 위해서입니다.
철의 실크로드와 개성공단은 우리 제조업의 활로를 개척하고 동북아 물류 중심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허브 코리아(Hub Korea) 전략입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북한 핵문제입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어떤 경우에도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이 문제는 6자회담 등을 통해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우리는 긴 안목으로 남북 간의 대화와 협상을 계속해야 합니다.
북핵문제의 해결은 물론 남북 간의 협력과 교류를 확대하고 한반도의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모든 논의가 남과 북 사이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만나 책임 있게 대화할 것을 주문합니다. 민족의 비전을 놓고 격의 없이 토론할 것을 요청합니다.
우리당은 남북 정상회담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남북 간 의원외교를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제가 직접 북한을 방문해서라도 닫혀 있는 남북대화의 문을 다시 열겠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은 효력을 잃었습니다. 참여정부의 핵심 개혁과제이며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총체적 구상의 일부인 신행정수도 건설은 중단되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세계에서 미래가 가장 빨리 다가오는 곳은 미국의 실리콘밸리라고 합니다. 같은 시대, 같은 지구에서 살고 있는 것 같지만 개발은 반세기 이상의 시차가 납니다.
우리는 국토 균형 발전과 신행정수도 건설을 통해 세계에서 미래가 가장 빨리 다가오는 나라를 건설하고자 하는 바람을 갖고 있었습니다.
갑작스런 관습헌법의 출현으로 국회의 입법권은 물론 우리 헌법 자체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헌법재판소 결정의 효력을 인정하고 수용합니다. 그러나 그 결정을 둘러싼 논란은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 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국가 균형 발전에 대하여 충청권을 비롯해 전국 각 지역의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대통령 탄핵소추라는 엄청난 사태도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이 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결정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우리당이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수도권 과밀 해소와 지방 분권,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정책 목표는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제가 이토록 어려운데 무슨 개혁이냐?’라는 질책이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개혁과 경제 활성화는 동시에 추진할 수 없으니 경제부터 살리고 개혁은 나중에 하자는 단계적 개혁론을 주장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개혁과 경제 가운데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역사상 모든 개혁은 민생경제로부터 출발했습니다.
개혁은 국민의 삶이 어렵고 힘들 때 추진되었고 성공했습니다.
1930년대 대공황을 이겨 낸 루스벨트의 뉴딜정책은 은행과 공장이 문을 닫고, 수백만의 국민이 일자리를 잃고 거리에 내몰려 암흑 같은 빈곤과 실업에 시달리고 있을 때 추진되었습니다.
등소평의 실용주의 정책도 민생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개혁이었습니다.
조선 후기 부흥을 이끌었던 정조의 개혁은 어려운 국민들의 살림살이를 윤택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정약용과 같은 실학파의 개혁은 민생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개혁의 대표적인 추진 사례였습니다.
동서고금의 역사가 이럴진대 경제 대 개혁이라는 이분법으로 개혁을 비판하는 것은 전혀 적절하지 않습니다.
우리당이 추진하는 개혁이야말로 경제를 위한 개혁입니다. 시장 규율을 강화해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을 실현하고, 개발 시대의 유산인 관치경제와 선단식 기업 지배 구조를 개선해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자는 것입니다.
지역 간, 계층 간 양극화를 비롯한 각종 불균형을 시정해 사회적 통합력을 강화하고, 비효율을 재생산하는 정경유착과 부패를 추방하며, 깨끗하고 일 잘하는 일류정치를 실현하자는 것입니다.
이런 개혁이야말로 성장과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민주주의의 기본가치와 질서를 확고히 지키는 것이 우리의 역사적 과제입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는 70~80년대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흘린 땀과 희생의 결정체입니다.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정의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고 믿었고, 행동했고, 때로는 희생했습니다. 많은 것을 이루었지만 아직도 권위주의 시대의 잔재가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유엔이 여러 차례 폐지를 권고한 국가보안법이 끈질기게 생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소수자의 인권은 완벽하게 보장되고 있지 않습니다. 부패사슬로 연결된 기득권 구조가 남아 있고 역사왜곡과 여론왜곡이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당이 추진하는 개혁입법은 우리 사회의 후진적 기득권 질서와 불공정한 관행을 타파하려는 것입니다.
공정성과 투명성, 자유와 인권, 공동체와 개인의 조화로운 발전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가치와 질서를 튼튼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인류 역사상 후진적 정치․사회 구조와 문화를 가진 채 국민소득 2만 불을 넘어서는 일류 선진국으로 도약한 나라는 한 나라도 없습니다. 청렴도 수준이 세계 47위인 나라가 어떻게 국민소득만 10위권으로 갈 수 있겠습니까?
오늘날 세계적으로 번영과 발전을 구가하고 있는 선진국들을 보십시오. 모두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기본가치와 질서가 뿌리 내린 국가들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반세기 만에 행정부에 이어 입법부까지 민주 개혁 정통 세력에게 책임을 맡겨 주신 것은 바로 민생경제를 발전시키고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미래 지향적 개혁을 힘있게 추진하라는 국민의 뜻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1997년의 수평적 정권교체로 우리는 정경유착과 관치경제의 후진적 사회에서 벗어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실현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의회 권력이 수반되지 않아 그 개혁은 절반의 성공에 머무르고 말았습니다.
이제 또 한번 역사적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미국의 28대 대통령 윌슨은 자신을 보좌하던 프랭클린 루스벨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개혁의 기회는 한 세대에 한 번, 또는 한 세기에 한두 번에 불과하다. 개혁의 기회가 왔을 때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기회가 왔는데도 개혁하지 못하면 무능한 정치인일 뿐 아니라 사회에 죄를 짓는 것이다.”
그 후 대통령이 된 루스벨트는 한시도 이 말을 잊은 적이 없다고 합니다.
야당에게는 자유주의를 부정하는 공산주의자로 비판받고, 여당 내 급진파로부터는 지나치게 신중하다고 비판받으면서도 개혁을 멈추지 않고 위기를 극복해 낸 루스벨트의 신념과 용기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됩니다.
저와 우리당은 지금 개혁을 하지 못하면 역사와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는 심정으로 국민이 주신 기회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신장하며, 왜곡된 질서와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여러 민생․개혁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당은 야당과도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할 것입니다. 야당의 합리적인 문제 제기는 존중할 것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야당과 대결하여 승리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야당과 더불어 우리 사회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습니다. 우리당은 야당이 우리 사회를 함께 발전시켜 나갈 동반자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일부에서 제기하는 이념 논쟁입니다. 좌파냐 우파냐 하는 논쟁은 누구에게도 이로운 것이 아닙니다. 복고적인 이념 논쟁은 20세기와 함께 끝나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21세기에 살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낡은 이념 논쟁을 끝낸다면 개혁 입법에 대해서 여야 간 타협과 국민 통합의 길이 열린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제 이념 대립과 정쟁의 골짜기를 뛰어넘어 대화와 토론으로 합의를 도출해 내는 새로운 정치의 지평을 함께 열어 갑시다.
저는 제안합니다.
주요 민생․개혁 법안에 대해 여야 4당 지도부를 포함하고 정책 책임자가 함께하여 가칭 ‘민생․개혁 입법 원탁회의’를 구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 회의에서 주요 민생․개혁 쟁점 법안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결실을 이끌어 냅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민생 경제, 반드시 살려 내겠습니다.
복지를 확충하고 노사 관계를 안정시키겠습니다.
교육도 바로 세우겠습니다.
정의롭고 성숙한 민주 인권국가를 건설하고 민족의 화해와 협력으로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켜 나가겠습니다.
우리는 결코 국민들의 기대와 믿음을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맡겨 주신 사명과 과업을 반드시 이루어 내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꿈과 믿음은 우리가 가진 최고의 자산입니다. 꿈과 믿음을 가진 민족만이 역사를 일구어 냈습니다. 우리 국민이 21세기 위대한 역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저는 확신합니다.
저는 지난 9월 미국 뉴욕을 방문해서 한국투자설명회를 가졌습니다. 그때 세계적인 투자가가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한국에 투자를 하는 이유는 지금의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 있지만 무엇보다 수천 년간 내려온 한국민의 역사와 저력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저희가 밀알이 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원기의장김원기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제6차 본회의는 내일 오전 10시에 개의하겠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

(10시45분 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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