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8회 국회
(임시회)

국회본회의회의록

제4호

국회사무처

(10시11분 개의)


임채정의장임채정
의석을 정돈해 주시기 바랍니다.
성원이 되었으므로 제4차 본회의를 개의하겠습니다.
의사국장으로부터 보고가 있겠습니다.
기노진의사국장기노진
보고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보고사항은 끝에 실음)
 

1.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계속)상정된 안건

(10시13분)


임채정의장임채정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계속하여 상정합니다.
의원 여러분들께 한 가지 안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단말기의 공지사항에 게시된 바와 같이 국무위원 4인의 대리출석을 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의 협의를 거쳐 승인하였습니다. 이 점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오늘은 중도개혁통합신당 통합추진특위 위원장이신 강봉균 의원의 대표연설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강봉균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강봉균강봉균의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임채정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배석하신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중도개혁통합신당에서 통합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봉균 의원입니다. 저는 오늘 이 나라의 모든 중도개혁 세력들이 하루빨리 대통합을 이루어서 금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이기는 것이 이 나라에 장래가 있고 특히 중산층과 서민층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나왔습니다.
오늘날 이 나라의 정치 현실을 보면 대선을 200일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한나라당이 홀로 독주하고 있는 기막힌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3년 전 총선에서 국회 과반수 의석을 확보했던 열린우리당은 이제 대통령의 탈당으로 여당의 자격도 상실한 채 당내의 다양한 이념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급기야 사분오열의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열린우리당의 위기 상황은 지난해 5․31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땅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 반성과 변화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당은 변화의 동력을 상실하고 표류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국민으로부터 버림받게 된 원인에 대한 진단부터 서로 달랐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또 당내 개혁 지상주의자들은 개혁의 부족을 탓하였습니다. 민생경제를 첫째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실용주의적 중도 세력들은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열린우리당을 나와서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하게 된 배경입니다.
당을 뛰쳐나온 우리들에게 많은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끝까지 당에 남아 있는 것이 국정 실패의 책임을 지는 자세라고 한나라당에서는 우리를 비난했습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자기들도 결국 나올 테니까 같이 나가야 한다고 하면서 우리를 비난했습니다. 당을 해체하되 열린우리당 중심으로 질서 있는 대통합 신당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와중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은 없어져서는 안 될 정당이라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우리는 집권 여당의 기득권을 버리고 사즉생의 각오로 당을 나왔습니다. 난파선에서 우리만 살자고 탈출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중도개혁 세력 대통합이라는 튼튼하고 새로운 배를 건조하기 위해서 나온 것입니다. 이것이 오히려 우리를 지지해 준 국민들에게 책임지는 자세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난 6월 4일 민주당과 통합을 선언하였습니다. 우리가 열린우리당을 나온 지 4개월 만의 일입니다.
양당의 통합은 중도개혁 세력 대통합의 물꼬를 트는 전주곡에 불과한 것입니다. 대통합의 출발에 불과한 것이지 종착역이 아닙니다.
앞으로 수없이 많은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 하고 크고 작은 강을 건너야 할 것입니다. 양당은 서로를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는 중도개혁 세력이라고 인정하고 대통합의 전진 기지를 함께 구축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중도개혁주의를 지지하는 모든 정치 세력과 시민사회 세력을 적극 포용하는 대통합 원칙에 합의 서명하였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대통합 원칙에 합의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통합 없이는 한나라당과 대결해서 승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에게 나라의 운명과 국민의 미래를 맡기는 것이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중도개혁 세력의 대통합을 엄중하게 명령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만약 이러한 국민들의 명령을 거역하게 되면 국민은 우리를 버릴 것입니다.
(장내 소란)
대선에서 당당히 싸우지 않는 정치 세력에게 총선에서 기회는 없다는 데 우리와 민주당이 공감하였던 것입니다.
양당을 통합해서 탄생하는 중도통합민주당은 한나라당처럼 기득권층을 보호하기 위해서 변화와 개혁을 두려워하는 보수정당이 아니라 양극화의 그늘에서 고통당하고 있는 서민과 중산층을 적극 보호하기 위하여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장내 소란)
또한 우리는 국민을 편 가르기 하는 이념적 편향성을 뛰어넘고 지식정보화와 세계화 시대에 맞는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 이것이 국민통합의 길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나라당이라는 수구보수정당과 맞서는 양대 정당으로 도약하여 국민통합의 정치,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생산적 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우리는 중도개혁 세력 대통합을 2개월 안에 완성해 낼 것입니다. 중도개혁 세력 대통합을 위해서라면 통합 민주당은 어떠한 기득권에도 집착하지 않을 것입니다. 독자생존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양당 통합의 기본정신인 것입니다. 이러한 기본정신으로 대통합을 추진해 나간다면 우리는 금년 대선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습니다.
금년 대선에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몇 가지 근거를 제시하겠습니다.
(장내 소란)
임채정의장임채정
여러분, 여러분, 여러분, 지금 방청석에……
강봉균강봉균의원
뭐가 그렇게 자신이 없으세요? 들으세요!
임채정의장임채정
여러분, 지금 방청석에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와서 방청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 방청석에 초등학교 학생들이 와서 방청을 하고 있습니다.
품위를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품위를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계속하세요.
(장내 소란)
앉으세요, 자리에 앉으세요.
자리에 앉으세요. 자리에 앉으세요.
강봉균강봉균의원
첫째로 중도통합민주당은 이 나라의 정치 민주화를 정방향으로 이끌어갈 유일한 세력입니다. 이 나라 민주화 투쟁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이어받은 민주당이 합류하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돈 안 쓰는 깨끗한 선거혁명을 이룩하고 정경유착의 고리를 단절시킨 열린우리당의 소중한 자산도 우리는 승계받을 것입니다.
또한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 후보를 위에서 공천하지 않고 아래에서 경선하도록 원칙을 확립한 것도 열린우리당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소중한 자산도 계승․발전시킬 것입니다.
과거 군사독재와 권위주의 정권의 유산을 물려받은 한나라당이 집권하게 되면 돈 쓰는 선거풍토가 다시 살아나지는 않을까, 정경유착의 병폐가 부활하지는 않을까, 돈 받고 공천해 주는 악습이 재현되지는 않을까, 국민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 민주화의 역사가 거꾸로 역류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는 국민들이 매우 많습니다. 국민들은 민주화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릴 위험이 있는 정치집단이 집권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입니다.
둘째, 중도통합민주당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비전과 철학에 있어서 한나라당을 뛰어넘을 자신이 있습니다.
얼마 전 광주에서 있었던 한나라당 예비주자들의 경제정책 토론회를 지켜본 국민들은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한나라당은 산업화 시대와 권위주의 시대의 경제철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현명하신 국민 여러분!
IMF 위기 이전의 경제철학으로 이 나라 경제를 선진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나 열차 페리 구상은 세계화․정보화 시대에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정교한 처방도 없이 연간 7%의 고도성장이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실천적 리더십만 있으면 해마다 3%씩 추가 성장이 10년간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듣기에는 그럴 듯한 말입니다마는 저는 이것은 경제논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법과 원칙만 세우면 시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믿는 것도 지극히 소박한 생각입니다. IMF 위기를 극복한 경험 있는 사람들만이 한국경제의 발전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습니다. 중도통합민주당이 바로 그러한 경험을 갖고 있는 정치 세력입니다.
셋째로 중도통합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층을 대변하는 정당입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개발연대 산업화 과정에서 형성된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정당이 아닌가 걱정스럽습니다. 성장률만 높이고 시장경제에 맡기면 모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된다는 사고로는 양극화의 그늘에서 고통받고 있는 서민을 지켜 낼 수가 없습니다.
시장경제를 창달하고 성장을 지속하려면 값비싼 대가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서민을 위한 복지 확대인 것입니다.
(장내 소란)
논리적으로 들어 보세요. 여러분들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지 하는 것을 제 말씀에서 듣는 게 있을 겁니다.
(장내 소란)
따라서 성장만 집착하는 한나라당보다 성장과 복지의 조화를 추구하는 통합 민주당이 오히려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중산층과 서민층은 성장 제일주의를 내세우면서 기득권층 보호에 집착하고 있는 정당에게 결코 정권을 맡기지 않을 것입니다.
넷째로 우리 중도통합 세력은 햇볕정책을 계승 발전시켜 나갈 유일한 세력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을 ‘좌파들의 퍼주기 정책’이라고 비난하던 정당이 갑자기 대북 평화정책을 외친다고 누가 믿겠습니까?
남북경제공동체를 만들겠다는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은 연간 수십조 원 이상의 지원 비용이 수반된다는 사실을 고백해야 합니다. 연간 1조 원 정도의 남북협력기금 예산을 대폭 삭감하라고 해마다 주장해 온 한나라당의 생각이 달라진 것입니까?
냉전시대의 사고방식을 가슴속 깊이 묻어둔 채 대선에 임박해서 남북화해의 노래를 부르는 속 다르고 겉 다른 정당을 국민들은 절대 믿지 않을 것입니다.
중도통합민주당은 6․15 남북정상회담을 가능하게 했던 햇볕정책을 계승 발전시켜 나갈 정당입니다. 우리는 북한이 핵을 개발하여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첫째로 우리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요구한 2․13 합의사항 이행을 더 강력히 압박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남한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북한 당국이 굶주리는 백성들을 먹여 살리려면 중국처럼 하루빨리 개혁․개방의 길로나와야 합니다. 우리는 북한의 개혁․개방 노력을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마는 우리의 대북 지원정책은 북한의 개혁․개방 노력과 연계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셋째로 우리는 개발연대의 소중한 경험을 북한에 전수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지난 반세기 동안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였는지, 우리가 어떻게 맨손으로 세계 수출시장을 개척해 왔는지 하는 노하우를 전수해 주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본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산업화에 성공한 것은 외자를 적극 활용하였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ADB나 IBRD 등 국제협력기구에 빨리 가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미국시장을 발판으로 세계시장을 개척해 왔습니다. 북한도 미국과 전면 수교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전제가 되는 북핵 포기를 지연시키지 말라고 우리가 북한을 적극 설득해야 합니다.
평화를 진정으로 바라는 국민 여러분!
한나라당의 한반도 평화정책은 그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의 네오콘들이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몰아부칠 때는 당장 북한을 공격이라도 할 것처럼 으름장을 놓은 것이 한나라당 아니었습니까? 부시 행정부가 지난해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대북정책을 대화와 포용정책으로 선회하는 것을 보고 한나라당도 대북 포용정책을 수용하자는 것처럼 바꾸는 것은 일관성이 있는 것입니까? 금년 대선을 의식해서 잠시 겉포장만 바꾸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한반도 평화정책은 전통 우방과의 유대 강화를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의 일관된 평화 의지가 없으면 평화는 실현될 수 없는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지난 6월 5일 대표연설에서 선진화 개혁 3대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그 첫째가 공기업 민영화와 작은 정부였습니다. 민간에게 맡기는 것이 더 효율적인 공기업은 민영화를 서둘러야 합니다. 시장경제 시대에 작은 정부는 세계적 추세라는 데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획일적으로 적용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시장 기능이 정부보다 효율적인 경제행정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논리를 교육이나 환경, 복지 분야에까지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국민의 삶의 질은 개선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선진화에 역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로 한나라당이 제시한 비전은 도시 경쟁력입니다.
도시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데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 처방이 도심권 재개발이라는 데는 의아함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은 역시 수도권 과밀 현상을 억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이나 혁신도시 건설 같은 근본적인 지역균형 발전 대책을 반대해 온 한나라당다운 발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도심 재개발은 주택정책의 범주를 넘지 못하는 것입니다. 신도시 개발과 도심 재개발을 병행하자는 데는 동의하지만 전국 차원의 도시 경쟁력은 지방도시들이 균형 발전하도록 적극 뒷받침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세 번째 한나라당의 비전은 교육경쟁력입니다.
한국 교육이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점은 누구든지 지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처방이 ‘교육도 시장경제 원리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라면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 문제는 시장에 맡길수록 좋을 수 있지만 교육 문제를 시장원리에만 맡기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학교는 가급적 우수한 학생만 뽑으려고 할 것입니다. 학생들은 가급적 좋은 학교만 들어가려고 할것입니다. 이것이 교육의 시장원리인 것입니다.교육시장에서는 성적이 바로 가격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모든 학생과 학부모들이 입시 지옥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입니다.
중도통합민주당의 기본 생각은 이렇습니다. 성적에 구애받지 않는 평준화 정책과 성적을 중시하는 수월성 교육을 조화시켜 나가자는 것입니다. 그래야 입시 지옥도 부활되지 않고 글로벌 인재 양성도 가능한 교육정책이 작동될 수 있습니다.
중도통합민주당의 경제발전 전략은 IMF 위기 이후 달라진 한국 경제의 환경 변화를 제대로 직시하는 데서부터 출발합니다.
첫째로 지금은 정보통신 혁명 시대입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은 생산구조는 물론이고 유통과 소비구조까지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향상시키고신성장동력을 개발하려면 지식정보 강국을 만들어야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둘째로 지금은 글로벌경제 시대입니다. 글로벌경제 시대에는 개방을 두려워해서는 생존․발전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미국과의 FTA에 이어서 EU는 물론 중국이나 일본과의 FTA도 추진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우리는 동북아 FTA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동북아 FTA 허브 역할을 하려면 물류 인프라만이 아니라 금융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다국적기업과손을 잡지 않고서는 달성할 수 없는 일입니다. 외국의 전문인력들이 모여들 수 있는 문화생활 인프라 투자에 정부는 인색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셋째로 무한경쟁 시대에 발생하는 것이 양극화 문제입니다.
우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하기 어려운 기업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정부가 경쟁질서를 바로잡아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실하게 노력하는 중소기업들이 번창할 수 있게 뒷받침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일자리가 늘어납니다.
대기업은 고용 흡수력이 별로 없습니다. 우리는 수도권과 지방 간의 양극화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인구가 줄지 않는 지방도시가 거의 없습니다. 지방의 문화생활 환경과 교육 환경을 개선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양극화에도 직면해 있습니다. 비정규직 차별을 법으로 규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경쟁력 있게 교육 훈련시켜야 합니다. 이것은 정부와 기업의 공동 투자를 필요로 합니다.
끝으로 우리 경제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 경제가 되었습니다. 저임금으로 추격하는 중국을 이겨내려면 노사 질서를 재정립하고 노동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기술로 앞서가는 일본을 따라잡으려면 원천 핵심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결국은 교육 투자와 R&D 투자를 늘리는 것이 관건입니다.
중도통합민주당의 경제발전 철학은 10년 전에 IMF 위기를 겪은 한국 경제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철저한 인식을 토대로 하는 것입니다. 한나라당처럼 “하면 된다. 그러니 나를 따르라” 이러한 권위주의시대의 발상이나 산업화시대의 경제철학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입니다.
양극화 그늘에서 고통 받고 있는 서민 여러분!
복지정책에 대한 한나라당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경제가 성장해야 복지가 확대되고 복지의 효율이 높아야 경제가 안정된다는 것입니다. 경제가성장하면 일자리가 늘고 일자리가 늘어나면 복지문제는 거의 해결될 수 있다는 단순 논리인 것입니다. 이러한 한나라당의 발상은 한마디로 개발연대식 복지 개념에서 한 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선성장 후복지의 철학을 고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제 개방화․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무한경쟁에서 이기는 자만이 생존할 수 있는 냉혹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무한경쟁시대에는 승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경쟁에서 낙오되는 패자가 반드시 있기 마련입니다. 경쟁에서 낙오되는 패자를 돌보지 않고서는 개방경제도 시장경제도 유지해 나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패자를 돌보는 복지제도는 개방적 시장경제체제를 유지 발전시키는 데 필수조건이 된 것입니다.
성장론자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성장을 통해서 일자리를 주는 것이 최선의 복지정책 아닌가!”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일자리를 제공할 기업이 국제 경쟁력을 잃으면 바로 고용을줄이기 시작합니다. 고용을 줄여서 대기업들이 이익을 내도, 수출이나 생산을 늘려도, 일자리는 늘지 않는 것이 오늘의 경제구조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일자리를 잃은 경우에는 정부가 복지 예산을 지원해 줘야 합니다. 이것을 예산 낭비라고 비난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중도통합민주당은 생산적 복지제도를 근간으로 어려운 계층을 적극 돌볼 것입니다.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물론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 중요합니다. 그러나 일할 능력이 있어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할 것입니다. 민간에게 맡겨도 되는 경제 분야의 예산은 줄여서라도 복지예산을 확충할 것입니다.
한나라당 식으로 세금을 줄이면 성장이 높아져서 복지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출산․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엄청난 재정 소요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FTA후속대책을 마련하는 데도 막대한 재정 소요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10년간은 이 나라를 IMF 위기에서 구출하고 한국 경제를 재탄생시킨 소중한 10년이었습니다. IMF 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정당에게는 정권을 빼앗긴 10년이었기 때문에 ‘잃어 버린 10년’이라고 규정하고 싶을 것입니다. IMF 위기가 발생한 것은 경제관료들이 잘못했기 때문 아니냐고 책임을 전가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IMF 위기가 발생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정경유착이었기 때문입니다. 선거를 위해서 막대한 돈을 써야 하는 부패한 정권이 재벌들에게 돈을 요구하고 그 대가로 특혜금융을 제공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금융도 부실화되었고 재벌도 방만해졌던 것 아니겠습니까? 특혜금융을 받아서 무절제하게 투자를 확대했던 재벌기업들이 어떻게 경영 투명성을 보여 줄 수가 있었겠습니까? 수백억씩의 정치자금을정치권력에 갖다 주어도 이를 감시할 사람이나 제도적 장치가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IMF 위기 극복의 책임을 맡고 출범했던 것이국민의 정부였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어떻게 IMF위기를 극복했습니까? 정경유착을 단절시키는 일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금융기관들에게 특혜금융을 절대 주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쓰러지는 재벌기업들이 속출하였습니다만 국민의 정부는 재벌 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했습니다. 재벌들의 과다한 부채비율을 줄이도록 요구했고,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해서 경영 투명성을 갖추도록 노력했습니다. 이렇게 뼈를 깎는 금융개혁과 재벌개혁을 추진했기 때문에 금융기능이 다시 살아났고 대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이 소생되었던 것입니다.
국민의 정부는 왜 복지 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습니까? 부실기업들이 도산하기 시작하면서 실업자가 평소의 30만 명 수준에서 180만 명까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경기는 극도로 침체되어 영세 자영업자들이 가게 문을 닫고 영세민으로 전락하였습니다. 일자리를 잃고 생계가 막막해진 어려운 사람들에게 정부가 기초생활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 복지예산을 늘리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직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직업훈련을 통해서 다시 취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 고용보험제도를 확충했던 것입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국민의 정부가 햇볕정책을 추진했고 참여정부가 포용정책으로 이를 승계한 것이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는 것이었습니까?
물론 북한이 하는 것을 보면 괘씸한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고, 특히 북한 정권이 백성들을 굶주리게 하면서 핵을 개발하는 것을 보고 온 국민이 분개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북한에 퍼주기 한다고 비난할 때 이 말에 동조한 국민들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는 결국 우리 민족의 문제이고 전쟁 위험을 제거해야만 우리 경제가 계속 발전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인내하는 용기도 필요한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지난 10년 동안 정권을 빼앗긴 것이 억울해서 좌파정권 10년의 백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참여정부의 미숙한 국정 운영이 국민을 실망시킨 것도 사실입니다만 역사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들에게 맡겨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난 10년 동안 정부가 IMF 위기를 수습하고 그 후유증을 치유하려고 몸부림치고 있었을 때 여러분은 국회에서 무슨 건설적 대안을 제시했습니까?
오늘날 여러분들이 높은 국민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가 여러분들이 잘해서가 아니라는 점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국회가 한 달 걸러서 열리고 있지만 국민들은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온통 대선에만 몰두해 있는 한나라당, 그리고 실천은 없고 통합 논쟁만 무성한 열린우리당이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서 얼마나 성실하게 노력할지 의심하기 때문입니다.
민생과 직결되고 국가의 미래와 관련되는 주요 법안을 또 뒤로 미루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우선 국민연금법과 법학전문대학원법은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합니다.
한나라당이 사학법 개정에 연계하는 것은 이제 그만두어야 합니다. 물론 사립학교법도 이번 국회에서 매듭을 지어야 합니다. 사학의 투명성과 자율성을 조화시키면 되는 것입니다.
각 당의 입장 차이가 있으면 본회의에서 표결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도 처리를 미룰 일이 아닙니다. 방․통 융합을 애타게 기다리는 국민과 기업들이 많다는 것도 생각해야 합니다.
한나라당이 대선 관련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자고 주장하려면 여러분들의 입장만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위한 제도개선도 반드시 처리해야 합니다.
한미FTA특위에서 농업 등 피해 분야를 검증하고 지원대책을 논의하자는 데 동의합니다. 그러나 현재 추진되고 있는 EU와의 FTA, 또 한중, 한일 간의 FTA 문제도 국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현재 국회의 한미FTA특위를 포괄적인 국회FTA특위로 확대 개편할 것을 제안합니다.
우리 중도개혁통합신당은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관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특정 신문기자들과 접촉한 고위 공직자들을 청와대에서 체크하고 경고한다는 말을 듣고 이래서는 안 된다고 노 대통령에게 저는 직언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못마땅한 언론기관이라 하더라도 공무원들은 기자들에게 정부정책을 성실하게 설명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런 인식하에 언론관계법 개정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습니다.
국회운영의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동감합니다. 특히 금년 정기국회부터는 비효율적인 국정감사만이라도 개선해서 시간 낭비를 없앨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17대 국회가 1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금년 정기국회는 대선 때문에 아마 일찍 문을 닫아야 할 것입니다. 정권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을 위한 최소한의 의무는 다해야 합니다.
지난 3년간 우리 국회는 서로 싸우다가 보낸 세월이 너무나 많습니다. 남은 1년이라도 소모적인 정쟁을 중단합시다. 그리고 연설할 때는 소리 좀 지르지 마십시오.
우리 중도개혁통합신당이 모범을 보이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임채정의장임채정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제5차 본회의는 6월 11일 월요일 오전 10시에 개의하겠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

(10시48분 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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